유니콘 키워낸 KB의 '상생혁신'…140개 스타트업 '반짝반짝'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1.08.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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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벤처요람 액셀러레이터-<13>KB이노베이션허브]①한동환 KB금융지주 부사장 "스타트업과 동반성장"

[편집자주]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클라우드서비스 드롭박스, 지불결제서비스 스트라이프.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창업 2~3년 만에 몸값 1조원이 넘는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들 기업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배출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도 와이콤비네이터처럼 창업자금부터 사무공간, 시제품 개발, 마케팅,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스타트업의 성장에 '액셀'을 달아주는 액셀러레이터가 있다. 한국형 혁신창업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공공·민간부문의 대표 액셀러레이터들을 소개한다.
KB이노베이션허브 센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KB이노베이션허브 센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AI(인공지능) 솔루션업체 에자일소다가 창업 6년 만에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스타트업들이 3~5년차에 시리즈A 투자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성장세다. 에자일소다의 성공스토리에는 빠질 수 없는 조력자가 있다. KB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기관 'KB이노베이션허브'다.

에자일소다는 2018년 KB이노베이션허브가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정돼 KB금융 계열사들과 총 11건의 업무제휴와 1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고성장해왔다. 에자일소다는 KB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해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KB금융-스타트업 '상생혁신' '동반성장' 주도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윤종규 회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KB금융이 KB이노베이션허브 설립 6년 만에 투자·지원 성공사례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2015년 3월 핀테크랩으로 출발해 지난달까지 우수 스타트업 140개사를 발굴·지원해왔다. 이중에는 국내 12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된 센드버드와 IPO를 앞둔 에자일소다를 비롯해 뱅크샐러드, 보맵 등 금융 분야 유망 스타트업이 다수 포함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전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하며 국내 대표 '혁신벤처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KB금융의 13개 계열사로부터 다양한 협업과 연간 200억원 내외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에 나선 계열사와 성장발판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연결하면서 '상생혁신'을 주도한다. 실제 지난 7월말 현재 KB금융 계열사와 스타트업의 업무제휴·협약이 총 204건, 계열사 투자액은 611억원에 달한다.

KB이노베이션허브를 총괄하는 한동환 KB금융지주 부사장은 "KB금융은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스타트업은 KB금융을 통해 실증을 축적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동반성장을 추구한다"며 "KB금융은 앞으로도 스타트업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휴와 투자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2번째 유니콘 센드버드 발굴·육성



지난 4월 총 1억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로 유니콘이 된 센드버드는 KB이노베이션허브의 대표적인 '상생혁신' 사례로 꼽힌다. KB이노베이션허브가 센드버드와 KB금융 계열사의 업무제휴·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성장발판을 마련했다. 실제 KB캄보디아에서 사용하는 메신저 기반의 디지털뱅킹 서비스 '리브캄보디아', 그룹 통합포인트를 관리하는 '리브메이트', 디지털뱅킹앱(애플리케이션) '리브똑똑' 등이 모두 센드버드와 협업해 탄생한 혁신서비스다. KB국민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상품 개발에 참여한 '캐시노트', KB증권과 협업한 로보어드바이저 '콴텍' 등도 업무제휴·협업을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한 부사장은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해빗팩토리가 KB생명보험과 협업을 논의하는 등 KB금융과의 제휴·협업사례는 연간 40건을 넘는다"며 "스타트업 투자규모와 제휴 건수는 국내 시중은행 중 단연 1위"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과는 KB이노베이션허브 담당자들이 스타트업의 영업사원처럼 일일이 계열사를 찾아가 실무진과 협의하고 컨설팅을 받아낸 결과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투자유치 이상으로 PoC(실증사업) 레퍼런스가 필요한 만큼 계열사들과의 업무제휴·협업에 집중한다는 게 KB이노베이션허브 측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스타트업과의 업무제휴·협업은 KB카드가 69건으로 가장 많고 △KB국민은행·저축은행 52건 △KB증권 20건 △KB캐피탈 14건 △KB손해보험 36건 △KB지주 및 기타 13건으로 집계됐다.



◇협업공간 무료 제공…ESG 기업도 적극 지원



서울 강남역 인근 공유오피스에 1058㎡(320평) 규모의 협업공간을 마련한 KB이노베이션허브는 입주사에 임대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 다른 지원기관들이 입주비와 관리비를 일부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7개사만 입주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 7월 관악구·서울대와 협력해 두 번째 협업공간인 '관악KB이노베이션허브'를 개관, 협업공간을 확대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 관계자는 "관악KB이노베이션허브에서는 3년 이내 초기기업을 1년간 육성하고 강남에선 3~6년차 기업을 대상으로 그룹과의 제휴를 통한 스케일업을 중심으로 6개월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과 관계없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기업이나 센드버드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선발해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B금융은 스타트업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7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CVC(기업형 벤처캐피탈)펀드인 'KB디지털혁신성장신기술조합펀드'를 1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이 CVC펀드는 KB금융 계열사들이 스타트업 직접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한다. 현재까지 KB금융이 스타트업에 투자한 611억원의 87%는 계열사들이 직접 투자한 금액이다.

한 부사장은 "CVC펀드는 각 계열사의 스타트업 직접투자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면서 "스타트업 선발 후 2개월 이내 IR(기업설명회) 기회를 제공해 CVC펀드 및 계열사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연말까지 누적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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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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