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지은 코딧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규제는 단순히 대응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기업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정지은 코딧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실제로 규제를 미리 읽고 대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는 사업 성과에서 큰 차이가 발생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코딧은 기업이 복잡한 법·규제·정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정책 정보가 정부 부처와 국회, 각종 기관에 흩어져 있어 기업이 이를 일일이 수집·분석해야 했지만, 코딧은 이러한 데이터를 통합·구조화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정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국제기구에서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유네스코 정책 컨설턴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정책 분석가, 세계은행 산하 글로벌파트너십 교육 시니어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하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체감했지만, 동시에 정책 데이터가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도 절감했다.
정 대표는 "유네스코와 OECD에서 필요한 데이터가 늦게 나오다 보니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실시간 데이터 기반으로 정책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코딧은 10억 건 이상의 글로벌 데이터와 16건의 국내외 특허를 기반으로 두 가지 서비스를 개발했다. 먼저 대시보드형 서비스는 기업의 법무팀, 컴플라이언스팀, 대외협력팀 등 정책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하는 조직에 적합하다.
특정 기업이나 산업을 설정하면 관련 법안 발의 현황과 입법 진행 단계, 정책 변화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주요 뉴스, AI 기반 정책 요약, 국회 회의록, 보도자료, 세미나 일정, 코딧 인사이트 등 다양한 정보가 함께 제공된다. 이미 정책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 실무자에게는 이러한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축은 AI 기반 질의형 서비스인 '챗코딧(ChatCODIT)'이다. 사용자가 특정 정책이나 규제에 대해 질문하면 AI가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국가별 규제 비교와 대응 포인트까지 정리해 제공한다. 예를 들어 "AI 기본법이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고 묻는 경우, 관련 정책의 핵심과 변화 방향, 기업이 취해야 할 조치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정 대표는 "해외 기업이나 경영진처럼 정책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사용자일수록 질문 기반의 챗봇 인터페이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코딧은 각국 정부의 공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과 법령 정보를 수집·가공한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다양한 국가를 아우르며, 미국의 경우 50개 주와 연방 정부 데이터를 모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는 API가 아닌 PDF 등 비정형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수집하고 구조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투입됐다. 정 대표는 "서비스 개발 자체는 약 1년이 걸렸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데이터 수집과 정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딧의 주요 고객은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다. 코딧 플랫폼 가입자는 약 9000명으로, 국내외 대기업, 정부기관, 국책연구기관, 협회 등 다양한 고객사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으로 법무팀과 대관 조직이 입법 동향과 국회 논의 과정을 추적하는 데 활용한다.
코딧, 기업 맞춤형 정책 대시보드/자료=코딧
최근에는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의 관심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규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해 제품을 회수하거나 생산을 다시 진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한 번 손실을 경험한 기업들은 규제 대응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며 "최근에는 보험처럼 서비스를 구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코딧의 차별성은 기존 법률 AI 서비스와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존 서비스가 판례 검색이나 계약서 검토 등 법률 실무에 초점을 맞춘다면 코딧은 정책과 규제의 흐름 자체를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정 대표는 "코딧은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기업에 영향을 미칠 정책 변화를 추적하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스템 구축에는 내부팀의 전문성도 큰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우버·카카오 등 국내외 기업에서 16년 이상 정책·대외협력 경험을 쌓은 연주환 글로벌사업개발 부사장을 비롯해 외교·공공 분야에서 25년 이상 활동한 송해영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장, 공공부문 정책 입법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서형 정책팀장, 기업 규제 및 정책 이슈에 정통한 8년 이상 경력의 문영찬 법무팀장 등 전문인력이 한팀을 이루고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 규제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제 규제를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정책을 먼저 읽고 전략을 세우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딧은 기업이 복잡한 규제 환경 속에서도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