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끌어모으는 中AI칩
GPU 넘어 LLM까지… HW·SW 모두 '상장 러시'
AI칩 1위 캠브리콘, 한때 中최고가 종목으로 부상
중국판 나스닥 '커촹50'지수 올들어 35% 상승세
중국 AI(인공지능)칩 업체들이 올해 중국 증시에서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데 이어 중국 생성형 AI 스타트업까지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오픈AI 등 미국 AI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중국이 반도체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LLM(거대언어모델) 등 소프트웨어를 망라한 AI 풀스택(Full-Stack)에서 미국 추격에 나선 셈이다.
올해 중국 증시에서 가장 각광받는 업종은 AI칩 업종이다. 중국 AI칩 1위 업체 캠브리콘 주가가 한때 바이주업체 마오타이를 제치고 중국 최고가 종목으로 부상한 데 이어 이달 5일 중국 GPU(그래픽처리장치)업체 무어스레드가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425%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17일 상장한 GPU업체 메타X는 그 학습효과 때문인지 첫날 693%로 상승폭이 한층 더 확대됐다.
중국-커촹50지수와-캠브리콘-주가-추이/그래픽=김현정
22일 종가기준 무어스레드와 메타X 시가총액은 각각 3163억위안(약 66조4000억원) 2814억위안(약 59조원)에 달한다. 두 회사는 각각 80억위안(약 1조6800억원)과 42억위안(약 8800억원)을 조달해 차세대 GPU 개발과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무어스레드와 메타X의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로 인해 중국 GPU업계로 더 많은 자금과 인력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캠브리콘, 무어스레드, 메타X가 모두 상장된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의 커촹50지수는 올들어 35% 상승했다. 중국 4대 GPU업체(무어스레드·메타X·비렌테크놀로지·엔플레임) 중 나머지 2곳인 비렌테크놀로지와 엔플레임도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반도체 아닌 생성형 AI업체들의 상장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 19일 즈푸AI가 중국 AI 스타트업 중 최초로 홍콩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하고 기업공개를 위한 투자설명서를 공개했다. 뒤이어 21일에는 중국 AI 스타트업 미니맥스가 홍콩거래소 상장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즈푸AI는 중국 대표 AI 스타트업 중 하나로 2019년 6월 칭화대에서 창업됐으며 창업자 장펑과 탕제는 모두 칭화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즈푸AI는 GLM-4.5, GLM-4.6 모델을 발표했으며 특히 코딩 분야에서 호평받고 있다. 중국 생성형 AI 스타트업은 LLM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단계로 즈푸AI는 커촹반에 상장하려 했지만 빠른 상장을 위해 홍콩 증시를 택했다. 즈푸AI는 지금까지 총 83억4400만위안(약 1조7500억원)을 조달했으며 지난 5월 자금조달 후 기업가치는 243억7600만위안(약 5조1200억원)으로 산정됐다.
중국 GPU업체의 연이은 상장에 이어 중국 AI 스타트업까지 본격적인 상장에 나서는 건 중국이 AI칩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AI모델까지 망라한 AI 풀스택에서 미국을 추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니맥스는 2022년 초 설립 이후 올 9월까지 연구·개발에 약 5억달러(7400억원)를 사용했지만 오픈AI 등 미국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턱없는 규모다.
앞서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미국의 AI 지배력을 유지·확장하고 중국이 개발한 AI기술에 대한 의존을 막기 위해 '풀스택 미국산 AI기술 패지키 수출'을 장려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AI칩, 서버, 가속기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AI모델 등 소프트웨어를 '미국산 패키지'로 묶어서 수출하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