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보다 테무가 더 무서워"...美·유럽 평정한 '테무' 韓본격 상륙

김민우 기자 기사 입력 2024.04.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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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국내 법인 설립 한국시장 공식 상륙....유통업계 "생존 장담 못해"

중국 e커머스 테무(Temu)가 최근 국내 법인을 공식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자 유통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2위 알리바바가 국내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나선 데 이어 글로벌 무대에서 알리보다 높은 파괴력을 보인 테무가 국내 시장을 본격적으로 잠식하는 '신호탄'으로 업계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테무, 국내 법인 설립....한국시장 공식 상륙



지난해 핀둬둬홀딩스 실적/그래픽=윤선정
지난해 핀둬둬홀딩스 실적/그래픽=윤선정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3위로 직구 플랫폼 테무를 보유한 핀둬둬는 최근 국내에 '웨일코 코리아 유한회사'란 법인을 설립했다. 전 세계 50개국에 진출한 시가총액 210조원(1583억달러) 핀둬둬가 한국에 공식 상륙한 것이다.

웨일코는 미국에서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의 자회사로, 웨일코코리아를 이끌 사람은 2015년 핀둬둬의 공동창업자인 중국인 퀸 선(Qin Sun)으로 알려졌다. 퀸 선은 핀둬둬의 중국 성장을 이끌다 테무에 합류, 미국 등 전 세계로의 테무 확장을 이끈 인물 중 한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무가 지금까지 단순 온라인 마케팅 활동과 직구 판매만 해왔다면, 국내에 법인을 등록했다는 것은 국내 오픈마켓 진출 등 고객 서비스 다변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도 직구 플랫폼으로 한국에 소비자를 끌어모은 뒤 최근 'K-베뉴' 등 국내 판매자 오픈마켓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전 세계 3억3000명 끌어들이며 1년 반 만에 아마존 턱밑 추격…알리 영향력의 3배 이상


아마존과 테무의 미국 월간 활성이용자/그래픽=윤선정
아마존과 테무의 미국 월간 활성이용자/그래픽=윤선정
테무의 공식 국내 상륙에 유통업계에서는 "중국의 한국 시장 잠식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테무는 글로벌 시장에서 쇼핑 앱 1위로, 알리바바보다 영향력이 크다.

통계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앱 1위가 테무(3억3772만건)으로 3위 아마존(1억8812만건)보다 80% 많다. 8위를 차지한 알리 익스프레스(1억108만건)의 3배 이상이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1500만건), 독일(1300만건), 프랑스(1200만건), 스페인(900만건), 이탈리아(900만건), 캐나다(700만건) 등 유럽에서도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1위로 북미와 유럽은 테무 다운로드의 각각 44%, 29%(센서타워)를 차지했다.

지난 1월 테무의 글로벌 월별 다운로드 수는 약 4700만건 이상으로, 대한민국 인구(5100만명)수에 육박한다.

특히 테무는 아마존이 1위를 수성해온 미국 유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 1월 테무의 미국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000만명을 넘어 5140만명을 기록하며 아마존(6700만명)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2022년 9월 미국 진출 1년 반 만에 창립 30년을 맞은 아마존 사용자 수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테무는 이달 중순 미국 시장에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지에 물류센터를 보유한 판매자들을 대거 입점시키고 이들을 통해 배송 기한을 단축하는 서비스가 골자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동안 테무는 중국에서 보관한 제품을 미국에 보내면서 배송기한이 늦었지만, 현지에 물류센터를 보유한 판매자들의 빠른 배송이 확대되면서 아마존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역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인 아마존이 빠른 배송이나 간편한 반품 등 테무 등보다 경쟁 우위에 있었지만,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국내 잠식 속도 빨라질 듯..쿠팡 등 국내 유통업계 "생존 장담 못해"


테무는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테무의 지난 2월 한국 이용자 수는 581만명으로, 지난 2023년 중순 출시 7개월 만에 국내 이커머스 4위에 올라섰고 2위 알리(818만명)보다 기간 대비 사용자 증가 속도가 빠른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물류센터 건립을 포함한 알리바바의 1조5000억원 투자 발표에 이어 테무의 공식 상륙으로 쿠팡 등 국내 유통업계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국 물류망 확충과 전국 무료 로켓배송 확대 등에 3조원 이상 투자를 발표한 쿠팡의 투자도 중국 공습에 맞선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알리보다 영향력이 높은 테무의 본격적인 국내 진출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중국 업체들의 자금력은 쿠팡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미국과 홍콩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합산 시가총액(485조원)과 보유 현금(855억9500만달러·100조원)은 쿠팡의 각각 10배 이상이다.

쿠팡은 10년간 누적 순손실만 6조원 이상인 반면, 알리(2013~2023년) 10년 누적 당기순이익만 152조원에 달한다.

쿠팡이 첫 흑자전환을 했지만, 영업이익률(1.9%)로 보면 알리(13.7%), 핀둬둬(24%)와 비교해 크게 낮다.

만약 테무가 알리처럼 초저가 공산품이나 생필품, 완구류 직구 판매를 넘어 식료품을 포함한 다양한 인기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빠른 배송을 추진하는 전략을 확대하면 쿠팡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지난해 전 세계 상위 10개 쇼핑 다운로드 앱(15억9282만건) 가운데 알리·테무·쉬인을 포함한 중국 앱 5개가 54%(8억5805만건)를 차지했다. 글로벌 온라인 쇼핑인구 2명 중 1명은 중국 앱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한 토종 업체들이 중국 온라인 플랫폼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잠식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초저가 제품을 앞세운 박리다매 전략에 수익성 제고 전략보다 중국 업체들의 막대한 자금력 퍼붓기 전략에 대응하며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기자 사진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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