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규제 직격탄 알리바바 클라우드…410억弗 가치 반토막 분사 포기

뉴욕=박준식 특파원 기사 입력 2023.11.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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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서비스 필수재 첨단칩 공급 막혀… 사업 확장 한계

마윈
마윈
중국 전자상거래 자이언트인 알리바바가 미국 아마존의 AWS(아마존 웹서비스)처럼 키우려던 클라우드 사업의 분사계획을 포기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고 있어 사실상 사업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알리바바가 최근 발표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 가운데 클라우드 사업 분사와 슈퍼마켓 부문 상장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부진한 실적을 보고하면서 미국의 AI(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칩 수출 통제로 인해 사업의 불확실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데이터 저장과 웹 서비스를 위해서는 연산처리를 위한 최신형 칩이 반드시 필요한데 최신형 제품을 공급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클라우드 사업을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분사와 독립 IPO(기업공개 상장)는 회사의 미래성장을 담보로 추가적인 대중 주주단을 유치하는 작업이다. 미래가 없는 기업에 주주가 될 투자자는 없다.

알리바바는 이런 맥락과 별개로 시장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식료품 체인인 프레시포(Freshippo)의 상장 계획도 보류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 소비가 꺾이고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IPO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 주식은 뉴욕 시장에서 10%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들은 상반기인 3월에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비즈니스 전반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회사를 6개 단위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초반에 환영했고 계획 발표 후 주가는 며칠 만에 20% 상승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끝난 후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사라지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한때 알리바바 성장의 원동력이던 클라우드 사업부는 3분기 매출이 2% 증가한 276억 위안에 그쳤다.

지난 3월 골드만삭스가 410억 달러로 평가한 클라우드 사업은 이제 그 반토막 이하로 평가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CEO(최고경영자)를 역임한 다니엘 장이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을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었지만, 그는 최근 예기치 않게 사임했다.

알리바바를 만든 마윈은 2020년 이후 중국 공산당을 비판했다가 경영에서 배제돼 낭인처럼 떠돌고 있다. 알리바바는 마윈과 가족들의 지분을 알리바바에서 분리해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기자 사진 뉴욕=박준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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