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크지만 강하지 않아"…시진핑이 AG에 '디지털' 내건 이유는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기사 입력 2023.09.2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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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결제 시장만 비대화, 디지털 기술 불균형 지적…
내달 당대회서 시진핑 직접 관련내용 발표할지 주목

(항저우(중국)=뉴스1) 민경석 기자 =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도쿄 올림픽 남자 수영 200m 개인혼영 금메달리스트 왕순이 디지털 점화자와 함께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2023.9.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항저우(중국)=뉴스1) 민경석 기자 =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도쿄 올림픽 남자 수영 200m 개인혼영 금메달리스트 왕순이 디지털 점화자와 함께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2023.9.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중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디지털과 스마트 신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다. 아직 한국이나 미국, 일본보다 디지털 경제 비중과 수준이 낮다고 스스로 진단하고, 전통산업에 이어 디지털 산업까지 서구 선진국들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내달 전국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구체적 관련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리창 총리 주재로 지난 22~23일 '신산업화 추진 전국회의'를 개최했다. 신산업의 핵심은 디지털경제와 스마트기술 확대다.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디지털과 스마트기술 등이 확보돼야 한다는 건데, 전통적 제조업 비중이 높은 세계의 공장 상태를 넘어 국가경제 전체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개막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탓에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지시'를 보내 회의 현장에서 낭독시키며 각별히 챙겼다. 시 주석은 "중국 현대화를 위한 강력한 물질적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기술 혁명과 산업 변혁의 새로운 국면에 적응하고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경제와 산업정보화의 발전으로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현장에서도 복안이 드러났다. 중국 공산당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콘셉트를 친환경·디지털·스마트로 정했다. 친환경이라는 글로벌 콘셉트를 따르는 한편,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과 스마트산업 기술력을 아시안게임을 통해 뽐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아시안게임 현장에선 디지털 성화봉송 주자 등 중국의 발전한 디지털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현지에선 문제의식이 먼저 읽힌다. 알리페이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타오바오 등으로 대표되는 전자상거래·모바일결제 시장에선 중국이 가장 앞서가고 있지만 다른 영역은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디지털 경제 생태계의 불균형이 심하다.

중국정보통신기술원은 지난 7월 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중국 디지털경제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중이 40%를 조금 상회했는데, 이는 미국과 독일, 일본, 한국의 비율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겸 당조서기가 지난 2월 "중국 산업은 크지만 아직 강하지 않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국제경제 구조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항저우(중국)=뉴스1) 유승관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9.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항저우(중국)=뉴스1) 유승관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9.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디지털 기술 올인은 중국으로서는 절박한 과제다. 첨단기술을 서구로부터 제공받고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던 시대는 갔다. 인민일보는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라는 미국 주도 국가들의 전략으로 인해 첨단 산업은 치열한 경쟁과 단속, 심지어 질식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된 거나 다름없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R&D(연구개발) 투자가 2012년 1조위안(약 183조원)에서 2019년 2조위안(약 365조원)이 되는 데 7년이 걸렸다. 그런데 2022년 3조위안(548조원)이 되는 데는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인민일보는 각 분야 1위 저널들에 게재된 중국 논문 건수가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화웨이의 7nm(나노미터)급 프로세서 장착 스마트폰 메이트 60 시리즈 출시에 중국은 한껏 고무됐다. 베이징 정보소비연합 사무총장 샹리강은 "중국의 스마트폰용 반도체칩 자급률은 미국이 제재를 시작한 2018년 5%였지만 올해 25%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이 집중하면 다른 나라들이 20년에 걸쳐 성취한 것을 불과 5년여 만에 이룰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내달 중순 진행될 전국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디지털경제와 스마트기술 확보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무보고는 공산당 최고 이론가들이 6개월 이상 숙고한 결과물을 시 주석이 직접 인민에 공개하는 자리다. 지난해는 3연임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시 주석이 대만통일과 경제현대화를 역설했었다.

현지서는 실기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도 읽힌다. 신냉전 논리에 따라 경제블록 장벽이 빠른 속도로 쌓여올라간다. 또 중국 경제가 커질수록 효율은 떨어지고 추진비용은 높아진다. 샹리강은 "중국 경제의 디지털화는 지금 단계에서만 꿈꿀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베이징사범대 일대일로학교 완저 교수는 "중국의 혁신역량 강화만이 산업 업그레이드의 길"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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