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우주의 꿈 흔들…우주개발업체 일시 운영중단

정혜인 기자 기사 입력 2023.03.1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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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대부분 1주일 무급휴직…주가 시간외서 52%↓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우주개발업체에 버진그룹의 계열사인 버진오빗이 자금난에 회사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 대부분에게 '1주일' 일시 해고(무급 휴직)를 통보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버진오빗이 자금 조달을 위해 거의 모든 직원을 일주일 동안 일시 해고하고 일주일 동안 회사 운영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CNBC에 "버진오빗 경영진이 이날 직원 전체 회의에서 일시 해고 및 회사 운영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며 "회사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다음 주 수요일(22일)이나 목요일(23일)까지 무급휴직 및 자금 상황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버진오빗 대변인은 공식 성명에서 16일부터 회사의 운영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직원들의 무급 휴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버진오빗 측이 '운영 중단'을 공식 확인하면서 회사 주가를 곤두박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에 상장된 버진오빗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52%까지 빠지며 주당 49센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12월 주당 9달러대로 나스닥 시장에 데뷔한 버진오빗의 주가는 2022년 1월 31%대 급등으로 주당 1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된 하락세에 주가는 1달러까지 무너졌다. 15일 기준 종가는 전일 대비 4.7% 빠진 1.01달러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의 버진오빗 주가 추이. 회색선은 시간 외 거래에서의 추이 /사진=구글 캡처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의 버진오빗 주가 추이. 회색선은 시간 외 거래에서의 추이 /사진=구글 캡처

버진오빗은 비행 중인 항공기 날개 아래에 로켓을 장착해 공중에서 위성을 우주로 발사하는 시스템 개발로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또 매출 대비 큰 지출에 지속적인 유동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9월까지의 영업손실은 1억4900만 달러(약 1954억1350만원)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버진오빗은 버진인베스트먼트로부터 주기적으로 자금 수혈을 받아왔지만 유동성 부족 문제는 여전했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외신은 지난 1월 위성발사 실패가 버진오빗의 자금 문제 상황을 한층 악화했다고 봤다. 지난 1월 9일 버진오빗은 영국 남서부 콘월주에 있는 우주기지에서 보잉747을 개조한 제트기 '코스믹걸'(Cosmic Girl)을 통한 인공위성 로켓 '론처원' 발사를 시도했었다. 계획대로라면 '론처원'은 약 500~1200km 상공까지 올라 지구 저궤도에 진입해 안착해야 하지만 로켓 엔진 점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당시 외신은 버진오빗의 발사 실패로 '유럽 소형위성 발사 허브'로 거듭나 항공우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던 영국의 계획도 무산됐다고 평가했다.
  • 기자 사진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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