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이 차린 이상한 독서실…"공부한만큼 용돈 줬더니 대박"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02.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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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이동준-양강민 아토스터디 대표

이동준(오른쪽)-양강민 아토스터디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동준(오른쪽)-양강민 아토스터디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우리 애는 머리는 똑똑한데 공부를 참 안 해요. 스스로 공부하게 할 순 없을까요?"

초중고생 학부모들이 늘상 하는 고민이다. 50년 전에도 그랬고, 10년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부모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만고불변의 숙제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할 방법은 없을까.

아토스터디는 확실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바로 '용돈'이다. 공부한 만큼 용돈이 쌓이면 학생들도 자발적으로 공부한다는 것. 아토스터디는 지난 10여년 간 이를 데이터로 증명했다.


경쟁·보상에 쑥쑥 커지는 아이들의 학습 욕구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2014년 9월 설립된 아토스터디는 독서실 브랜드 '그린램프'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동준(40), 양강민(32)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아토스터디는 레드오션인 독서실 업계에서 차별화된 컨텐츠로 살아남았다. 지난해 독서실 업계 1위 브랜드 '토즈'까지 인수했다.

이 대표는 "독서실은 단순히 자리만 파는 사업이 아니다.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우선 이 대표가 주목한 건 경쟁이다. 그린램프 론칭 초기부터 같은 독서실 내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순위로 보여주는 '그린빌보드' 디스플레이를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학부모나 교사들이 '너 몇시간 공부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똑같은 처지에 있는 학생이 '저만큼 열심히 하고 있어'라고 직접 보여주는 편이 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며 "그걸 쫓아가려고 하다보면 전체적으로 평균 학습시간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린램프 론칭 초기 96시간이었던 학생들의 월평균 학습시간은 2021년 1월 기준으로 130시간을 넘었다.

이동준-양강민 아토스터디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동준-양강민 아토스터디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직관적인 보상체계도 그린램프의 강점이다. '와치포인트'는 학습시간과 연동돼 실시간으로 지급된다. 지급된 포인트는 그린램프 앱 내 쇼핑몰에서 모바일 상품권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양 대표는 "경쟁과 보상이 의미있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정확한 학습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게이트와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은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코로나19(COVID-19)로 독서실 업계가 재편되던 2020~2021년 그린램프의 지점당 매출은 2019년 2억2000만원에서 2022년 2억7000만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같은 기간 토즈의 지점당 매출은 1억5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반토막났다.


적립금 걸고 '공부' 한판…밀리언즈 챌린지


/사진제공=아토스터디
/사진제공=아토스터디
아토스터디는 그린램프로 쌓은 노하우를 모바일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밀리언즈'는 '공부하면 돈 주는 어플'이다. 학습시간에 따라 등급을 정하고, 등급별로 적립 포인트를 차등 지급한다. 가장 낮은 등급인 '화이트'는 시간당 20포인트, 가장 높은 등급인 '밀리언'은 시간당 70포인트가 적립된다. 등급이 오를 때마다 추가 보상도 주어진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는 밀리언즈 포인트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10포인트당 10원으로 카페, 편의점, 음식점, 문화 등 다양한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부스터'다. 학생들이 학습시간에 따라 더 많은 포인트를 쌓을 수 있도록 학부모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5배 부스터를 이용하면 밀리언 등급 학생은 시간당 35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기본 적립 포인트 70포인트는 아토스터디가, 나머지 280포인트는 학부모가 지원하게 된다.
/사진제공=아토스터디
/사진제공=아토스터디

밀리언즈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이 대표가 가장 주목하는 건 '챌린지'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도전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했을 시 더 큰 보상을 받는 기능이다.

이 대표는 "우선 아이들이 스스로 같이 공부할 학생을 전국 단위로 모은다. 그리고 각자의 적립금으로 모아 도전과제와 보상을 만들고 성공한 학생들끼리 적립금을 나눠 갖는 게임"이라며 "매일 45건의 신규 챌린지가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아토스터디는 올해부터 밀리언즈 가맹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타 브랜드 독서실과 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2025년까지 7000개 이상 가맹점을 목표로 한다. 가맹사업에 필요한 디스플레이와 게이트, 키오스크는 전액 아토스터디에서 부담한다.

양 대표는 "무엇보다 빠르게 회원 수를 늘려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가맹점 확대에 들어가는 비용은 디스플레이 광고 수익으로 충분히 회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입소문보단 데이터'…정보 비대칭성 깬다


이동준-양강민 아토스터디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동준-양강민 아토스터디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아토스터디는 밀리언즈로 사교육 시장의 가장 큰 문제인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11조원 규모의 사교육 시장은 어느 곳보다 정보 비대칭성이 크다"며 "학원이나 교재 정보를 얻기 위해 학부모들은 맘카페나 지인들에게 의존한다"고 말했다.

투명한 정보교환을 통해 학원 간 공정 경쟁을 유도하고, 사교육 비용을 줄이는 게 목표다. 양 대표는 "입소문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해 학원을 평가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교육 시장에서 학생들이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커머스 서비스도 강화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밀리언즈 앱 내에서 교재를 구매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형 교재 추천도 가능하다.

한편 아토스터디는 해외진출도 추진 중이다. 현재 태국, 일본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과 인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의 높은 교육열에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며 "올해 하반기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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