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술로봇' 큐렉소 美관계사, KDB인베 1440억 투자유치…나스닥 교두보

김평화 기자 기사 입력 2022.10.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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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의 의료로봇 테크기업 TSI(싱크써지컬)가 국내 사모펀드로부터 1400억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TSI는 hy(구 한국야쿠르트)가 최대주주, hy의 자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큐렉소 (9,310원 ▼200 -2.10%)가 2대주주인 미국기업이다.

2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TSI에 1억달러(한화 약 144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TSI 창사 이후 첫 외부금융기관 투자유치다.

TSI는 이번 투자유치를 나스닥 상장 교두보로 삼는다. 4~5년 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급성장중인 의료로봇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 IPO 시점 약 10억~20억달러(1조4400억원~2조8800억원) 수준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다.

TSI 뿌리는 한국에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수술로봇 기업 큐렉소가 2007년 미국 자회사로 설립했다. TSI는 의료로봇의 원조 '로보닥'을 개발·생산했다. 이후 완전자동수술로봇을 개발해 한국과 미국, 인도 등 세계각국으로 판매중이다.

hy는 2011년 300억원을 투자, 큐렉소의 최대주주가 됐다. hy는 2014~2016년 TSI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 2017년 TSI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큐렉소는 현재 TSI 지분 33.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TSI는 지금까지 수익보다는 기술확보에 집중했다. 큐렉소의 '아픈 손가락'이란 지적도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큐렉소의 미반영 지분법 손실액(TSI 순손실에 대한 큐렉소의 지분)은 706억2100만원에 달한다.

이제 열매를 거둘 시기다. TSI의 무릎인공관절 수술로봇 '티솔루션원'(TSolution One)은 미국 FDA(식품의약국) 품목허가를 받았다. 적극 상업화를 추진중이다. 세계 최대 인공관절 수술로봇 기업 스트라이커(Stryker Corportaion) President 출신 스튜어트 심슨을 지난해 CEO로 영입했다. 지머바이오맷(Zimmer Biomet) CEO 출신 데이비드 드보락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시장분위기도 좋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수술용 로봇시장 규모는 2015년 30억달러(4조2800억원)에서 2026년 336억달러(47조98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TSI는 큐렉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큐비스-조인트 150' 시스템의 미국 FDA 인허가를 추진중이다. 큐렉소는 최근 TSI에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 150' 시스템 3대를 수출했다. 큐렉소는 TSI로부터 수술로봇 시스템과 소모품을 수입해 국내외의 병원에 직간접 판매하고 있다.

국내 발효유 산업 1위 중견기업인 hy는 지배구조를 재편할 기회를 맞이했다. 지난해 회사이름을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바꾸며 경영쇄신에 나섰다. TSI의 성장으로 '숙원사업'인 의료기기 사업이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해당 의료기기 사업은 의료로봇을 활용한 의료 폐기물을 줄인다. 취약계층이자 소외계층인 노년층의 건강증진을 돕는다. 최근 트렌드인 ESG에 부합하는 지점이다. 초기단계였던 로봇의료 시장이 만개를 앞두며 큐렉소와 TSI 등 관계사들의 성장기대감이 커졌다.

KDB인베스트먼트는 hy의 우군을 자처했다. 이번 투자는 해외활동중인 기술력 갖춘 유망기업의 성장단계에 투자한 사례로 남는다. KDB인베스트먼트는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자회사로 구조조정·사업재편 등 사모펀드 업무를 수행하는 곳인데,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성장지원까지 영역을 넓힌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TSI는 기술력을 충분히 갖췄지만 상업화를 위해 투자유치가 절실한 회사"라며 "세계적으로 수술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기자 사진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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