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위기 여행사 CEO, 이 스타트업서 '쓰리잡' 하며 본업 지켰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10.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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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원 유로코트래블 대표, 물류 스타트업 '디버'에서 재도약 발판

서태원 유로코트래블 대표
서태원 유로코트래블 대표
유럽과 한국을 잇는 여행채널이 되겠다는 비전으로 2004년부터 '유로코트래블'이라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던 서태원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폐업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 초 빈 소년합창단 음악원의 오스트리아 연주여행, K-요들 합창단의 알프스 연주여행 등을 준비하기 위해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등으로 현장 답사를 다니던 때였으나 코로나19로 모든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서 대표는 "사업적으로 큰 프로젝트들을 맞아 가장 기대되는 해였지만 모두 취소되면서 고객들에게 예약금을 환불해드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팬데믹 상황에서 사실상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가장으로서 최소한의 생활비라도 벌기 위해 쿠팡 택배기사로 입사했다고 한다. 서 대표는 "초토화된 여행업의 암담한 현실을 탓하며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육체노동이라도 하며 때를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벌기 위해 노동강도가 높은 심야배송을 선택했다. 주로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의 빌라촌, 산동네를 택배 트럭을 몰고 누비는 생활을 1년 넘도록 지속했다.

서 대표는 지난해 6월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완화되고 여행업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쿠팡을 퇴사하고 서울 합정동 한 켠에 공유오피스를 마련한 뒤 본업으로 복귀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특히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 변이까지 돌면서 여행길은 또다시 막혔다. 그는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깊은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쿠팡을 이미 퇴사한 상황이라 정말 난감했다"고 회상했다.


"1개 스타트업에서 얻은 수익만 3가지"



서 대표는 당시 신생 기업이던 물류 스타트업 디버(dver)에서 활로를 찾았다. 디버가 성인이면 누구나 배송 파트너로 등록할 수 있는 '디버 파트너'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했다.

그는 "디버 파트너로 가입한 뒤 할 수 있는 도보 배송은 전부 다 했었던 것 같다. 주로 서류 배송이나 휴대폰 같은 가벼운 물품을 배송했는데 한 푼 한 푼이 소중했었던 터라 지하철과 버스 환승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전했다.

서 대표는 디버의 배송 파트너 외에도 장승래 디버 대표의 영어 선생님과 디버 강남 사옥의 청소까지 3가지 업무를 맡으며 본업 재개 발판을 닦았다.

서 대표는 "장 대표가 글로벌 피칭을 위해 영어를 익히고자 했다. 입시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일한 경력이 있어서 개인 학습을 해줄 수 있었다. 사실 장 대표가 저를 위해 일부러 일거리를 준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버 본사가 강남으로 이전한 뒤에는 1주일에 3번 사옥 청소일까지 맡게 됐다. 말 그대로 진짜 디버의 파트너로 살게 된 것"이라며 "디버에서 얻은 수익만 3가지였으니 힘든 시기에 이보다 더 큰 힘이 되어줄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디버의 확장을 위해 무료배송 쿠폰을 수천장 인쇄해 꽃집이나 빵집 등 잠재 고객들에게 뿌렸다. 삼성역부터 서초역까지 어지간한 로펌에 이 쿠폰이 뿌려지지 않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부터 본업 재개, 이전보다 사업모델 '업그레이드'



서 대표는 올해 7월부터 유로코트래블 본업을 재개했다. 그는 "이전의 유로코트래블이 한국인의 유럽 여행을 주로 취급하는 국외(아웃바운드) 여행사였다면 이제는 외국인의 한국으로의 여행, 인바운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여행사로 업그레이드됐다"고 했다.

서 대표는 "아무래도 본업으로 바빠지다 보니 디버 파트너로서 오더 수행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매일 출퇴근길에 사무실 부근으로 가는 주문이 있으면 수행하려고 앱을 들여다보곤 한다. 누가 뭐래도 뼛속까지 디버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 함께 걱정해 준 장 대표에게 특히 감사하다. 디버가 해외로 진출할 날이 온다면 그 여정을 함께 하는 파트너가 되겠다. 디버가 디지털 물류의 글로벌 허브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디버  
  • 사업분야유통∙물류∙커머스, 경영∙인사관리
  • 활용기술빅데이터,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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