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 전세계 유니콘 탄생도 80% 급감…美·亞에 직격탄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2.09.19 15:09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최근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세계 신규 유니콘 수가 급감했다. 특히 경기둔화 영향으로 자금조달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이 컸다.

19일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8월에 탄생한 전세계 신규 유니콘 수는 18개에 그쳤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3분기 신규 유니콘 수는 27개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36개의 유니콘이 탄생했던 것에 비해 80%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유니콘 수도 덩달아 급증했다. 지난해 투자액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621억달러(약 86조46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537개의 유니콘이 탄생했다. 영업일 기준 매일 2개의 유니콘이 탄생했던 셈이다.

지난 1분기까지 이러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2분기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5분기 연속 100개를 넘었던 신규 유니콘 수가 100개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2분기 신규 유니콘 수는 87개로, 영업일 기준 하루 1.4개가 태어나는 데 그쳤다.

3분기 들어서는 유니콘의 씨가 말라가는 분위기다. 8월31일까지 2개월간 신규 유니콘 수는 18개. 이 추세라면 3분기엔 27개로 정도로, 월평균 10개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CB인사이트는 예상했다.


벤처자금 매분기 감소…신규 유니콘 비중 높아진 '유럽'



지난해에는 제로에 가까운 금리와 코로나 팬데믹 영향에 따른 디지털 전환, 풍부한 자금조달 환경이 유니콘 탄생을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반면 올해는 금리상승,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벤처투자 자금은 매분기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후기단계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회수시장 역시 혹한기를 맞았다. 미국에서는 많은 후기단계 기업들이 IPO나 SPAC을 통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고, 지난 2분기 M&A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과 아시아에서 두드러졌다. 미국은 2분기 신규 유니콘 점유율이 5%포인트 하락해 58%를 기록했다. 아시아는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20%미만에 그쳤다. 하지만 자금조달 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유럽의 경우 신규 유니콘 비중이 커졌다. 유럽의 신규 유니콘 점유율은 3분기 연속 상승하며, 2분기에 사상 최고치인 19%를 기록했다. 신규 유니콘 기업가치 상위 10개 중 3개가 유럽에서 나왔다. 소나소스(스위스, 47억 달러), 백베이스(네덜란드, 27억 달러), 오우라(핀란드, 26억 달러)다.

CB인사이트는 유럽의 2분기 자금조달이 전분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이는 주요 지역중 가장 적게 감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아시아의 경우 모두 25% 감소했다. 하지만 앞으로 유럽 역시 투자 감소세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CB인사이트는 "사실상 힘의 균형은 창업자에서 투자자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기업은 10억달러 이상의 가치평가에 도달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수익성과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상반기 신규 유니콘 5개 '역대 최다'…3분기엔 혹한기 뚫고 '트릿지' 유니콘 등극



국내 유니콘 기업수는 6월말 현재 23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CB인사이트에 등재된 15개사와 중기부가 투자업계와 국내·외 매체 등을 통해 추가 파악한 8개사를 포함해 집계했다. CB인사이트 기준(15개사)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다.

올해 상반기 국내 유니콘 대열에 합류한 스타트업은 △메가존클라우드(클라우드 서비스) △시프트업(모바일 게임 개발) △아이지에이웍스(빅데이터 플랫폼) △여기어때컴퍼니('여기어때', O2O서비스) △오아시스('오아시스마켓',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5개사다. 지난해 신규 유니콘이 7개사로 가장 많았지만 상반기엔 3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반기사상 최고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벤처투자도 최대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가 전년 동기대비 24.3% 증가한 4조61억원으로 상반기 최초로 4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벤처펀드 결성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5.9% 증가한 4조4344억원을 기록, 상반기 최초로 4조원을 돌파했다.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91개사에 달했다.

하지만 국내 역시 2분기부터 벤처투자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 모태펀드 예산을 3135억원으로 올해 예산안 5200억원보다 2000억원 축소했다고 밝혀 시장 심리는 더 냉랭해졌다. 지난 7~8월 CB인사이트에 새로 추가된 국내 유니콘 기업은 농축수산물 무역플랫폼 '트릿지' 1개뿐이였다.

권영학 중기부 투자회수관리과장은 "올해 2분기 실적부터 전년 동기대비 감소하는 등 추세적으로는 우려가 있다"면서 "미국처럼 시장이 경색되지 않도록 연착륙을 위한 IR쇼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유니콘팩토리' 기업 주요 기사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