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에 밀려서…워너·파라마운트 합병? "CEO끼리 만났다"

정혜인 기자 기사 입력 2023.12.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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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 "WBD, 파라마운트 또는 모회사 NAI 인수 모두 고려"…
CNBC "논의 초기 단계, 정부 제동 등 거래 불발 가능성도 존재"

/로이터=뉴스1
/로이터=뉴스1
미국 거대 미디어 기업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가 경쟁사 파라마운트 글로벌(이하 파라마운트)과 인수합병(M&A)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촉발된 스트리밍 전쟁에서 밀린 양사가 힘을 합쳐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협상은 양사 경영진 사이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일(현지시간) 악시오스·CNBC는 각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데이비드 자슬라브 WBD 최고경영자(CEO)와 밥 바키시 파라마운트 CEO가 전날 만나 M&A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 소식통에 따르면 두 CEO의 회담은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파라마운트 본사에서 몇 시간 동안 지속됐다. 악시오스는 "두 사람은 양사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예를 들어 각 사의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인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맥스가 합병해 넷플릭스와 디즈니+에 대항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이번 합병 논의 소식이 양사가 스트리밍 경쟁에서 밀리고 있고, 파라마운트가 이를 극복하고자 최대 주주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라마운트는 영화 스튜디오와 CBS 방송 등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에서 밀리며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한 WBD 역시 스트리밍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지만 성과는 크지 않다.

데이비드 자슬라브(왼쪽)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최고경영자(CEO)과 밥 바키시 파라마운트 CEO /AFPBBNews=뉴스1
데이비드 자슬라브(왼쪽)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최고경영자(CEO)과 밥 바키시 파라마운트 CEO /AFPBBNews=뉴스1
파라마운트의 지주회사인 내셔널 어뮤즈먼트(NAI)의 최대 주주인 샤리 레드스톤은 최근 영화 제작사 '스카이댄스'의 데이비드 엘리슨과 지분 매각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본을 투자한 종합격투기(MMA) 단체 프로격투리그(PEL)에 자회사인 미국 격투기 단체 벨라토르를 매각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WBD가 파라마운트를 인수할지 아니면 그 모기업인 내셔널 어뮤즈먼트(NAI)를 인수할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두 가지 옵션 모두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WBD는 이번 합병을 검토하기 위해 은행가들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합병이 이뤄지면 (두 회사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WBD는 국제적 유통망을 활용해 파라마운트의 프랜차이즈를 강화할 수 있고, 파라마운트의 어린이 프로그램 자산은 WBD의 장기적인 스트리밍 야망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CNBC는 "두 CEO의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이번 논의는 (M&A 협상의) 예비단계"라며 실제 합병까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거대 미디어 기업 간 합병에 부정적인 만큼 양사 합병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양사 투자자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관련 보도 이후 WBD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일보다 5.66% 급락한 11.6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파라마운트 주가는 소식 이후 소폭 반등하며 낙폭을 줄였다. 다만 종가는 전일 대비 2.02% 빠진 15.5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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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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