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신청하면 느릿느릿"…'이 기술' 도입했더니 확 빨라졌다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2.11.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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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벤처요람 액셀러레이터<18>-교보생명 '이노스테이지']

[편집자주]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클라우드서비스 드롭박스, 지불결제서비스 스트라이프.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창업 2~3년 만에 몸값 1조원이 넘는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들 기업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배출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도 와이콤비네이터처럼 창업자금부터 사무공간, 시제품 개발, 마케팅,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스타트업의 성장에 '액셀'을 달아주는 액셀러레이터가 있다. 한국형 혁신창업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공공·민간부문의 대표 액셀러레이터들을 소개한다.
교보생명 이노스테이지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교보생명 이노스테이지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교보생명보험 비상장 (58,000원 0.00%)은 최근 '보험금 빨리 주는 보험사'로 통한다. 2020년부터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을 추진하면서 보험금 지급 프로세스를 개선한 결과, 사고 보험금 청구에서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존 4.8시간에서 2.7시간으로 대폭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를 가능케 한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2020년 '이노스테이지' 2기로 선발된 인공지능 광학문자인식(AI OCR) 스타트업 '로민'이다. 이 회사는 교보생명과 함께 진료비 영수증 자동인식 기술 검증에 이어 실시간 사고 보험금 청구서류 OCR 인식 및 접수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이노스테이지'로 DX 가속화


정규식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 팀장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정규식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 팀장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교보생명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 '이노스테이지'를 통해 보험업무를 혁신하는 등 단기간내 다양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어 주목된다. 2019년 출범한 이노스테이지는 교보생명그룹과 협업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보육부터 제휴, 전략적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첫해 1기로 10개사를 선발한 이노스테이지는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5개사씩 선발해 총 20개사를 지원했다. 그러다 오픈이노베이션팀 인력을 대폭 충원하면서 올해는 16개사를 선발했고 9개사를 추가 선발해 총 25개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노스테이지에 지원하는 스타트업은 매년 증가세다. 1기에는 125개사가 지원했고, 2기와 3기에는 각각 350개사, 356개사가 신청해 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수시 모집으로 전환하면서 최근까지 468개사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보생명 오픈이노베이션팀을 이끌고 있는 정규식 팀장은 "2020년과 2021년에는 협업성과에 집중하기 위해 소규모로 선발했고, 실제 로민과의 협업처럼 보험 프로세스 개선과 스타트업 육성에 모두 성과를 내는 사례들이 나왔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현업에서 필요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이노스테이지온'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운영 팀원도 계속 확충해 더 많은 기업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CVC펀드 2000억 조성…"협업할 기업에 전략적 투자 집행"


교보생명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는 분야는 △헬스케어 △문화·콘텐츠 △가치투자 △교육 등이다. 본업(보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보험 프로세스 개선 △상품 개발 △제휴 마케팅 등에서 협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주로 발굴해왔다.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각 팀당 1000만원의 사업 개발비와 사무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교보생명은 광화문 본사에 마련한 이노스테이지 공간을 올해 리모델링하면서 더 많은 스타트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또한 전문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법률, 특허, 마케팅, 투자 유치 등 1대 1 그로스 멘토링을 제공한다.

우수 스타트업과는 교보생명 관계사와의 협업·제휴를 추진한다. 직접 투자는 물론 추가 투자유치 연계도 지원한다. 정 팀장은 "교보생명은 지난해 6월 째깍악어에 10억원을 직접 투자한데 이어 11월에는 교보증권 (4,955원 ▲15 +0.30%)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펀드'를 결성해 30억원을 후속투자했다"고 밝혔다.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펀드는 지난달 말까지 6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중 이노스테이지 선발 기업에 총 85억원을 출자했다. 투자한 기업은 △째깍악어 30억원 △위허들링 20억원 △프렌트립 30억원 △먼슬리씽 5억원이다. 로민에도 투자를 검토중이다.



째깍악어 등 스타트업과 협업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도


이노스테이지는 현재까지 선발한 36개 스타트업에게 PoC(기술검증)과 100여건의 협업을 지원했다. 협업 우수사례로는 보험 프로세스를 개선한 '로민'을 비롯해 상품을 개발한 '프렌트립', 제휴 서비스 등을 제공한 '째깍악어', '두잉랩', '더패밀리랩' 등이 꼽힌다.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의 운영사 '프렌트립'은 교보생명의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함께 국내 최초로 액티비티 전용 상해보험상품을 선보였다. 프렌트립은 후속사업으로 교보생명의 마케팅기획팀·다이렉트사업부와 협업해 하이브리드 TM(텔레마케팅)상해보험 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아이돌봄 선생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째깍악어는 교보에듀케어서비스와 제휴를 맺고 협업 중이다. 교육보험에 가입한 고객에게 비대면 키즈클래스 '째깍박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AI 음식사진 인식기술 솔루션 '푸드렌즈'를 개발한 두잉랩은 '교보건강코칭서비스'에 식단관리 서비스를, 여성 전문 헬스케어 스타트업 더패밀리랩은 '교보케어' 어플리케이션에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말 오픈한 이노스테이지 웹사이트를 통해 협업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상시 발굴하고 있다. 정 팀장은 "교보생명과 협업을 희망하거나 이노스테이지를 통한 육성·투자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이 있으면 언제든지 지원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열었다"면서 "교보생명은 앞으로 본업의 경쟁력 강화나 신사업을 공동 추진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함으로써 디지털 전환(DT)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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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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