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혹한기 스타트업에 손내미는 중견기업 "보릿고개 함께 넘자"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2.09.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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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부진 등으로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본력이 열악한 스타트업들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중견기업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과거 인수합병(M&A)을 노린 접근이 많았다면 지금은 사업적 시너지를 내기 위해 스타트업을 찾는 모습이다. 스타트업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거나 공모전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와 기업가정신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자체 인력으로는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어려운 중견기업은 신사업의 다음 단계를 위해, 스타트업은 생존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다음 단계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추세다.

16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노랩스는 렌탈 전문 중견기업 청호나이스와의 합작법인 '하이 플래닛'을 설립했다. 양측은 하이플래닛을 통해 온오프라인 연계(O2O)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집안의 정수기를 점검하는 청호나이스 '플래너'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상품 판매, 원격의료,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로의 확장도 예고했다. 모노랩스의 디지털 역량과 청호나이스의 전국 단위 오프라인 영업망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목표다.

생활용품 기업 유한킴벌리는 사회·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기 위한 공모전을 시행했다.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투자를 진행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멘토링, 다른 투자사와의 연계를 통한 투자유치 기회도 제공한다.

침구 기업 이브자리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이브온(Eve-On)'을 개최하고 침구·홈데코 분야 유망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선발된 스타트업의 사업화와 판로개척을 지원하고 기술 협력을 통해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시행사 DS네트웍스의 경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들어서만 △아워박스(풀필먼트) △그렉터(스마트시티 클라우드) △그립랩스(스마트팜) 등 세 곳의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SI)를 했다.

DS네트웍스는 지난 6월 넥스트유니콘빌더 경진대회도 개최해 6곳의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이들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성장단계에 진입할 때 자회사 DSN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견-스타트업 협력·투자 촉진 'NEXTAGE' 개최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차원에서도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중견련은 오는 20일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기술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제1회 중견-스타트업 NEXTAGE'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을 비롯해 국내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벤처캐피탈(VC) 등 유관기관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신진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은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스타트업 6곳의 IR도 예정돼 있다. △씨티엔에스(이차전지 배터리팩 제조) △엠오피(이차전지 배터리 양극첨가제) △빅토리지(ESS) △넷온(모자이크 안면인식) △뉴통(프랜차이즈 전문 유통물류) △써모아이(열화상 카메라) △차지인(공동주택 개인용 충전기)이 발표에 나선다.

중견련은 앞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모태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모태펀드는 3000억원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참여 방법과 기간 등 세부 내용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중견련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 사다리 복원, 경제 역동성 제고의 핵심인 중견기업과 혁신 벤처기업의 호혜적 성장 모멘텀을 구체화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중견기업이 투자하는 모태펀드에 대해 "혁신을 이끄는 벤처기업과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중견기업의 협력은 새로운 성장 모델로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유의미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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