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금융권 DX·AX·보안 아키텍처 전략' 조찬세미나
"금융권 망 분리 규제 개선을 시작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규정 중심의 보안에서 금융회사가 스스로 세운 보안 규정을 지켜나가는 시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금융보안원은 △거버넌스 △위험 식별·관리 △내부통제 및 보호 △탐지 및 대응 △공급망 △복원력을 금융권 자율 보안 6대 분야로 정하고 금융사들이 이를 토대로 자율 준수·자체 개발할 수 있도록 분야별 자율 보안 프레임워크를 단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박진석 금융보안원 자율규제본부 및 디지털전략본부장은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권 DX(디지털 전환)·AX(인공지능 전환)·보안 아키텍처 전략 조찬 세미나'에서 금융사들이 자율보안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했다.
금융권은 보안 문제로 망 분리 규제가 강했으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클라우드와 AI(인공지능) 적용 수요가 크게 늘면서 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지난 8월 금융권 망 분리 규제 개선 로드맵을 통해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한층 빠르게 신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망 규제를 완화했다. 정부가 직접 규칙을 정해 엄격하게 관리하던 것에서 기업이 자율규제하고, 사후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보안 체계가 전환된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약 50명의 금융사 CIO(정보담당최고책임자) 및 CISO(정보보안최고책임자)와 IT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규제 완화의 의미와 방향을 확인하고, 자사 시스템에 클라우드와 AI를 도입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자율보안 체계를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
박 본부장은 "자율보안 수준을 진단하는 도구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조만간 설명회를 개최하고 금융권에 해당 도구를 제공해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내년부터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자율 보안 프레임워크를 자체적으로 설계·구축할 수 있도록 금융보안원이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베스핀글로벌과 소프트캠프 (1,245원 ▲287 +29.96%) 등 솔루션 기업은 DX·AX 최신 동향과 관련 방법론을 제시했다. 박승호 베스핀글로벌 AI코어실장은 '금융분야 AI 도입전략'을 주제로 금융사에 생성형 AI를 도입한 사례를 소개했다.
베스핀글로벌은 한 생명보험사와 함께 약관 및 상품설명서를 토대로 보험을 추천하고 가입 설계까지 자동화하는 AI 서비스를 구축했다. 해당 서비스는 AWS(아마존웹서비스)를 기반으로 앤트로픽과 제미나이 등 빅테크의 AI 모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박 실장은 "월 보험료 28만원인 상품을 판매한 설계사에게 400%인 약 1억1200만원을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데, AI 플래너를 활용하면 12턴 정도의 대화를 통해 1000개의 토큰만 사용하면 가입 설계를 마칠 수 있다. 이 경우 비용은 330원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강대원 소프트캠프 컨설팅본부장은 금융사가 생산성과 보안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강 본부장은 "지금 엑셀을 쓰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없듯 1, 2년 안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을 쓰지 않고 돌아가는 회사가 없게 될 것"이라며 "이때 MS 클라우드에서 작동하는 코파일럿을 사용하더라도 민감 정보 입력을 막거나 문서 보안을 지켜주는 리소스를 소프트캠프에서 제공한다"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새로운 망 분리 규제 환경에서 서로 어떤 방식으로 클라우드나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지 의견을 나눴다.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조찬에서 한 금융사 임원이 "기술만 아는 게 아니라 증권업을 아는 DX·AX 사업자와 일해야 진짜 혁신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자 주변 금융사 임원들이 동의했다.
세미나가 끝나고 김광백 교보증권 CIO는 "내부 업무 생산성 제고 측면에서 AI 도입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단순히 AX 전환 방안뿐만 아니라 내부 인력 AI 교육 전략 방안까지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윤현집 베스핀글로벌 실장은 "금융사 CIO·CISO와 직접 대화해보니 이미 많은 금융사가 AI를 도입했더라"라며 "추가로 금융에 특화된 DX·AX 단계적 전략 수립에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가 보였다"고 말했다.
- 기자 사진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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