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비대면 진료 범위 확대될 듯… 법 제도화는 지지부진

박미주 기자 기사 입력 2023.11.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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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내 비대면 시범사업 개선안 마련 계획… 국회서 관련 법 논의는 안 돼

백재욱 도봉구의사회 총무이사가 지난 5월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 진료 실행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백재욱 도봉구의사회 총무이사가 지난 5월30일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 진료 실행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정부가 연내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여기에는 초진 허용 의료취약지 범위를 늘리고 야간·휴일에는 초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유학생, 해외여행객 등 재외국민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는 지지부진해 당분간은 비대면 진료가 정부 시범사업 형태로만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연내 비대면 진료의 국내 시범사업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재외국민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도 추진한다.

코로나19 기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던 비대면 진료는 현재는 불법 상태다. 지난 6월부터 정부 시범사업 형태로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때는 별다른 제약 없이 초진 등도 비대면 진료가 가능했지만 시범사업에서는 재진 환자로 제한돼 있다. 초진의 경우에도 △섬·벽지 등 의료취약지 환자 △노인·장애인 등 거동 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로 제한됐다.

하지만 이에 비대면 진료 이용이 줄었다며 진료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6월 기준 비대면 진료 건수는 15만3339건으로 2020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때 월평균 22만2404건이 이뤄지던 것 대비 69% 수준에 불과했다.

복지부가 지난 9월 개최한 비대면 진료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선 섬·벽지 지역 거주자의 경우 비대면 진료 초진이 가능하지만 의료취약지 범위가 좁아 대상 환자수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간·휴일·연휴에는 운영 중인 의료기관 수가 적어 비대면 진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문제가 있었다.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재진 환자의 기준인 30일은 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복지부는 의료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의 환자들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취약지 범위 개선을 검토하고, 야간·휴일·연휴 때 초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개선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진 기준도 현재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는 경우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그 외 질환자는 30일 이내, 동일 의료기관에서 동일 질환에 대해 대면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어야 하는데 만성질환 외 질환을 최소 60일 이내로 늘리는 내용도 복지부가 검토 중이다. 또 재진 관련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비대면 진료가 실시될 수 있도록 시범사업 지침 규정을 명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의료계에서 의료사고 위험성과 약물 오남용 등 부작용이 있다며 비대면 진료 확대를 반대하고 있는 부분은 걸림돌이다. 비대면 진료 앱 업계 등 일각에선 비대면 진료뿐 아니라 약 배송도 코로나19 때처럼 함께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의약 단체에서 약물 오남용이 우려된다며 반대해 쉽게 시행되지 않고 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 자체도 문제다. 의약계 반대가 강해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안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중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1~22일 열린 법안소위에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 논의를 하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관련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논의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에 당분간은 복지부의 시범사업 형태로만 비대면 진료가 시행될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보완에 대해 시범사업 자문단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자문단 논의, 시범사업 평가·분석 결과, 만족도 결과 등을 반영해 비대면 진료를 계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 기자 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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