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가스' 쭉 빨아들였다…유기화합물 제거기술, 최대 15배 향상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9.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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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산화그래핀-철산화물' 합성해 흡착제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VOC는 끓는점이 낮아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기체·액체로, 일상용품 중 페인트, 접착제, 탈취제 등에 활용되는 물질이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팀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VOC는 끓는점이 낮아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기체·액체로, 일상용품 중 페인트, 접착제, 탈취제 등에 활용되는 물질이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제거하는 기술을 기존보다 최대 15배 향상시켰다. VOC는 끓는점이 낮아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는 기체·액체로, 일상용품 중 페인트, 접착제, 탈취제 등에 활용되는 물질이다.

이지원·오영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박사 연구팀은 내달 1일 국제학술지 화학공학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연구 논문을 게재한다고 26일 밝혔다.

실내공기 중 VOC를 정화하려면 자연 환기가 효과적이지만,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폭염·혹한이 빈번해 공기청정기 사용이 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활성탄을 이용한 흡착 방식으로 유기화합물을 제거하지만, 활성탄 대부분이 비극성(분자 간 인력이 적은 특성) 탄소표면을 갖고 있어 케톤이나 알데하이드류 등의 양극성 물질은 제거하지 못한다.

이에 연구팀은 흑연과 철의 표면 산화 정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산화그래핀-철산화물'을 합성해 흡착제를 만들었다. 그 결과 표면에 산소 작용기와 철산화물이 증가해 양극성 VOC에 대해 높은 흡착력을 나타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흡착제는 기존 활성탄 흡착제보다 양극성 VOC를 최대 15배 더 많이 흡착했다.

또 흡착제 표면 내 산소작용기와 철산화물 비율을 조절하면 오염물질을 맞춤 제거했다. 특히 활성탄 흡착제로는 제어가 어려웠던 케톤류 물질 4종 제거를 시도했다. 연구팀은 탄소사슬이 적을수록 낮은 흡착효율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흡착제에 산소 작용기와 철산화물 함유량을 증가시켜 케톤을 효과적으로 없앴다.

이 과정에서 흡착제와 VOC 분자 사이에서 수㎚(나노미터) 이하 거리의 전자 이동 현상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오염물질의 모양과 흡착 경향성 간 연관성을 찾아내 유해인자를 맞춤 제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존 흡착제 한계를 뛰어넘어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이지원 박사는 "기존 연구가 흡착제 성능과 재생효율을 높이는 방향에만 초점을 맞췄던 반면, 이번 연구는 흑연, 철과 같이 구하기 쉬운 재료만으로 기존 흡착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이뤄졌다.

산화철 그래핀 흡착제의 흡착 메커니즘. /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산화철 그래핀 흡착제의 흡착 메커니즘. /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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