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쓰레기를 플라스틱 원료로…지구도 구할 화학硏의 마법같은 기술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1.18 15:19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의류 소재인 '합성섬유' 폐기물 중 폴리에스터 소재만 선별
폴리에스터, 저온 분해해 플라스틱 원료 '단량체'로 재활용
두 가지 기술 동시 구현 최초, 연간 1만톤 플랜트 구축 예정

합성섬유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선별하는 기술 모식도. 다양한 재질로 구성된 폐섬유나 폐플라스틱으로부터 색소(염료·안료)를 제거해 폴리에스터 재질을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합성섬유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선별하는 기술 모식도. 다양한 재질로 구성된 폐섬유나 폐플라스틱으로부터 색소(염료·안료)를 제거해 폴리에스터 재질을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합성섬유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선별해 플라스틱 원료인 단량체로 전환하는 기술을 최초 개발했다. 합성섬유는 대표적인 의류 소재로 섬유를 형성하는 고분자 물질이다.

연구진은 내년 말까지 1만톤(t) 규모 실증 플랜트를 구축해 재활용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18일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에 따르면, 조정모 박사 연구팀은 최근 미국화학회(ACS)의 국제학술지 'ACS 지속가능한 화학·공학'에 이같은 연구 성과를 게재했다. 연구 혁신성을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의 창간 10주년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의류 산업이 10% 가량을 차지하는데, 특히 합성섬유는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아 의류 생산량중 60%를 점한다. 하지만 플라스틱처럼 썩지 않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더욱이 의류 염료는 탈·변색을 방지하도록 고안돼 제거가 어려울뿐더러 재활용 과정에서 화학작용을 방해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연구자들은 섬유와 석유 기반 합성 소재를 재활용하는 난제에 도전해왔다. 현재까진 투명하고 깨끗한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병을 섬유로 재활용하는 기술만 구현된 정도다. 이는 합성섬유 폐기물이 혼합 폐기돼 분류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합성섬유 의류들을 분류하더라도 재활용 과정에서 각종 이물질이 포함돼 한계가 있었다.

저급의 섬유 폐기물을 고품질 단량체로 제조하는 과정. /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저급의 섬유 폐기물을 고품질 단량체로 제조하는 과정. /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연구팀은 다양한 의류 폐기물 중에서 폴리에스터 소재만을 골라내는 화학적 선별 기술을 구현했다. 오직 폴리에스터에만 작용하는 '추출제'를 섬유 폐기물에 접촉시켜 이들을 별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섬유 폐기물을 선별하고 탈(脫)염료화 과정에서 생분해성 화합물을 활용해 친환경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폴리에스터 섬유를 저온 분해해 합성 이전의 단량체 원료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도 개발했다. 저온 분해 방식으로 유색 PET병이나 폴리에스터 섬유를 빠르게 분해했다. 기존 기술이 200℃ 이상 온도를 올려 분해했다면, 화학연 기술은 150℃ 이하에서도 완전 분해할 수 있다. 열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만큼 경제성과 안전성이 높다.

합성섬유 폐기물을 분류하고 이를 플라스틱 원료인 단량체로 구현한 건 전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현재 화학연은 관련 기술을 리뉴시스템에 이전해 설비를 구축 중이다. 내년 말까지 폴리에스터 처리 기준 연간 1만톤 규모 실증 플랜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터 재생 단량체 양산에 나선다.

조정모 화학연 박사는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이번 연구는 저급의 섬유 폐기물을 고품질 단량체로 제조하는 자원 순환형 재활용 기술을 구현한 것"이라며 "재활용 과정에서 에너지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낮아 기술 상용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ACS 지속가능한 화학·공학' 10주년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연구 성과. / 사진=한국화학연구원
미국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ACS 지속가능한 화학·공학' 10주년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연구 성과. /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관련기사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