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폐기물 부피 10분의 1로…'원자력 아킬레스건' 극복한다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2.09.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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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 우라늄폐기물서 비방사성 물질 분리해 부피 축소

이근영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우라늄폐기물에서 비방사성 물질을 분리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이근영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우라늄폐기물에서 비방사성 물질을 분리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우라늄폐기물 부피를 최대 10분의 1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라늄은 원전 핵연료로 사용되는 물질로, 사용 후에는 인체에 유해한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방사성폐기물은 탈원전 논의 확산의 배경이자 '원자력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지만, 이번 기술개발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1일 '우라늄폐기물 부피 감용 및 처분적합화 기술'을 관련기업 엔이티에 이전하는 기술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정액기술료 5억원과 감용되는 폐기물 드럼당(200ℓ 기준) 150만원을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엔이티는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 전문 기업이다. 특히 우라늄폐기물 처리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기술이전을 계기로 향후 원전 해체사업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원자력연이 개발한 우라늄폐기물 부피 감용 기술은 발상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우라늄폐기물에서 우라늄만을 분리해 부피를 저감하는 방식이 범용됐다. 또 방사성폐기물에서 일반폐기물로 물질을 전환하는 데 산성이 강한 물질을 활용하는 '산 세척' 방법이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우라늄폐기물에서 우라늄이 아닌 비방사성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부피를 줄였다. 우라늄폐기물 고체를 용액으로 만들고, 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방사성 물질을 선택적으로 침전시켜 일반폐기물로 분리했다.

그 결과 우라늄폐기물의 부피는 5분의 1로 줄었다. 추가로 우라늄폐기물 처리에 소결 기술을 접목해 우라늄이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부피를 2분의 1가량 추가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근영 원자력연 박사는 "방사성폐기물 내 오염 핵종을 제거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오염 핵종은 남기고 비방사성 물질을 쉽게 분리한다는 역발상의 결과"라면서 "기술 이전을 통해 연구원이 개발한 신기술이 우리 사회의 방사성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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