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중국판 챗GPT의 한계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기사 입력 2023.02.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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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 구형 칩으로 승부?
칩 성능 한계로 천문학적 중국어+영어 학습비용

(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 챗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오픈AI(OpenAI)'가 공개한 챗봇 서비스다. 지난해 12월 공개 이후 최단기간(5일)에 100만 사용자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출시 2개월째 되는 지난 1월에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명을 돌파했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 챗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오픈AI(OpenAI)'가 공개한 챗봇 서비스다. 지난해 12월 공개 이후 최단기간(5일)에 100만 사용자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출시 2개월째 되는 지난 1월에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억명을 돌파했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IT(정보기술) 거인들의 챗GPT 대항마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 AI 챗봇이 기술적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1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챗봇인 위채티 개발자 환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누구나 챗GPT를 만들고 싶겠지만 최신 엔비디아 칩을 얻을 수 없고 AI 훈련을 위한 데이터가 중국 기업들에 제한돼 있어 개발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최강자로 AI 프로세서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은 80.6%에 이른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가로막아 중국 기업은 정상적인 경로로 엔비디아 칩을 구할 길이 없다.

현재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와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게임 업체 넷이즈 등이 저마다 챗봇을 개발 중이다.

바이두가 올 3월 챗GPT와 유사한 챗봇 '어니봇' 업그레이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어니봇은 바이두가 2019년 언어 이해와 생성, 텍스트-이미지 생성 등 광범위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AI다. 알리바바와 넷이즈는 챗GPT와 유사한 장치를 내부 테스트 중이다. 바이두는 이 계획을 발표하자 주가가 15% 이상 급등했다.

베이징시 정부는 자체 챗봇을 구축하는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상하이 푸단대학은 AI 기업 엔지니어와 학자 12명을 모집했다.

중국은 그러나 엔비디아 칩 같은 기계적 장벽과 더불어 AI 개발 목표와 지향점이 챗봇과는 거리가 멀다는 치명적 한계를 노출했다. 중국 기업들이 발표한 AI 관련 논문들을 보면 물체와 행동 식별, 얼굴 인식이나 탐지 같은 감시에만 특화돼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사회 통제 장치로서 AI 기술이 발달해왔다.

바이두 챗봇은 "알리바바 공동 창업자 마윈 생일이 언제인가?"라는 간단한 질문에조차 답변하지 못했다.

인류 지식이 주로 영문으로 존재한다는 것도 중국 챗봇들이 학습을 해나가기 어려운 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챗GPT 지식 기반은 수십만개의 영어 학술 논문과 기사, 책,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다.

바이두 어니가 중국어 데이터뿐 아니라 지식 창고 위키피디아와 뉴스 웹사이트 레딧의 영어 데이터를 학습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비용이다.

중국 챗봇들이 챗GPT에 대항하려면 적어도 중국어와 영어를 섭렵해야 하는데 그만큼 돈이 많이 든다. 월 사용자가 1000만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챗GPT를 실행하는 비용이 하루 1000만달러(약 130억원) 소요된다. 서구 이용자를 빨아들이지 못한 상태에서 영어 서비스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결국 중국 내수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FT는 익명의 중국 내 대표적 AI 기업 임원의 말을 인용해 "대화형 챗봇에 베팅하느니 고객 서비스 등 특정 산업 분야에 힘을 쏟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적 승부를 통해 언어 장벽을 뛰어넘으려 해도 엔디비아 A100 같은 프로세서 없이 구식 칩에 의존하려면 더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IB(투자은행) 번스타인 전문가들은 "기계장치는 날로 발전하는데 미국이 프로세서 수출 허용 속도를 제한하면 중국 AI 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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