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과급 -20%? 대표는 '0원'…책임경영 나선 이 회사

윤지혜 기자 기사 입력 2023.0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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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주가 빠지면 성과급 안받겠다"는 최수연 네이버(NAVER (182,400원 ▲1,700 +0.94%)) 대표의 약속이 현실화 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매출 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수익성 악화에 주가가 반토막 나며 최 대표는 약 3억6000만원 규모의 RSU(제한조건부주식)를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직원뿐 아니라 경영진까지 고통분담에 나선 것이다.

최 대표와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3일 오후 사내 온라인 간담회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지난해 성과와 올해 사업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4800명의 직원들이 참여해 보상 체계 등에 대해 질의했다.

지난해 네이버는 연결기준 매출 8조2201억원, 영업이익 1조30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소폭(1.6%)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영업이익보다 성과급이 더 크게 줄면서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일각에선 "최대 매출인데 성과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네이버는 침체된 현 경제상황을 반영해 성과급 규모를 늘리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회사와 사업성과를 고려한 결과 지난해 인센티브 재원을 추가 확보하지 못했다"라며 "인원 증가를 감안하면 (성과급이) 줄었다고 느끼겠지만 이는 회사 성과와 보상 경쟁력, 직원들의 기대치, 주주가치 등을 고려한 경영진의 의사결정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보상 경쟁력은 계속 최고 수준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의사결정과 전략의 변화가 사업성 및 회사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영진과 임원들이 더 노력하겠다. 그게 경영진의 책임이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주가 반토막'에 RSU 1250주→0주…현금보상 차감


최 대표도 중·장기 성과 부진으로 지난해 보상체계의 절반을 차지하는 RSU를 단 한 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최 대표는 기본급여를 전임 대표의 절반(12억원→6억원)으로 줄이고, 장기성과에 대한 주식보상인 RSU 비중을 45%로 늘렸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성과급을 받지 않겠다'는 책임경영 차원에서다.

지난해 최 대표에 배정된 RSU는 약 1250주로 계약 체결 당시 주가(약 28만8000원) 기준 3억6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네이버 주가 상승률에 따라 최소 0주에서 최대 1875주까지 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급락하면서 RSU를 한 주도 받지 못했다. 지난 연말(12월29일) 네이버 주가는 17만7500원으로, 연초(1월3일·37만6000) 대비 52% 급감했다.

최 대표는 "경영진을 비롯한 책임리더 이상의 경우 경영성과에 더 밀접하게 연동되도록 지난해 보상설계를 바꿔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50~70%를 차지한다"라며 "저조한 주가 영향으로 경영진과 사업대표·총괄이 받은 지난해 RSU는 0원이다. 책임리더도 50%를 줄여 지급하고 현금 보상도 일괄 차감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도 '긴축'…체질개선은 숙명"


다만 네이버는 올해 주가 상승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사상 첫 연매출 8조 돌파에 지난 3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5.67% 오른 22만3500원을 기록했다.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간담회에서 "경쟁사와 비교해도 네이버의 주가가 많이 하락했으나 주주 신뢰는 여전하다고 본다"라고 자신했다.

올해 네이버는 외형과 내실 성장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일본에서 쇼핑·검색·광고 3대 축을 중심으로 수익을 내고 포시마크·왈라팝 등 글로벌 C2C(개인간거래) 플랫폼을 적극 육성한다. 사내 AI 및 R&D 조직을 통합한 신(新) 네이버클라우드가 오는 3월 출범하는 만큼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시너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네이버 역시 당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한다"라며 "글로벌 테크 자이언트가 긴축 모드에 돌입했고 국내 경기도 어려워 광고주와 중소상공인도 비상경영 모드에 돌입했다. 이런 분위기는 광고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화하고 '선택과 집중'하는 체질개선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 기자 사진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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