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써도 끄떡없다"…초강력 SMR 압력용기, 3D프린터로 구현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1.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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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충격 흡수율 뛰어난 신(新) 금속분말 소재 개발
금속분말은 3D 프린팅 재료, 튼튼한 원자로 압력용기 목표
기존 소재 -75℃ 견뎠다면 금속분말 소재 -145℃까지 버텨
"극저온 더 견딜수 있는 만큼, 80년 이상 버틸 수 있을 듯"

원전 내부에서 원자로 압력용기(좌)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내부에는 핵심 장비들이 있다. / 사진=머니투데이DB
원전 내부에서 원자로 압력용기(좌)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내부에는 핵심 장비들이 있다. / 사진=머니투데이DB

소형모듈원자로(SMR) 압력용기를 3차원(3D) 프린팅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충격 흡수율이 뛰어난 새로운 금속 분말로 튼튼한 SMR 압력용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연구진은 향후 3D 프린팅 제조 기술을 표준화하고 규제기관으로부터 인허가를 획득할 예정이다.

26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재료안전기술부 연구팀은 3D 프린팅으로 원자로 압력용기(Reactor Pressure Vessel)에 들어갈 금속 분말 소재를 개발했다. SMR 압력용기를 향후 3D 프린팅 기술과 그 재료인 금속 분말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로 압력용기는 핵연료를 내장해 핵분열에 의한 에너지를 생산한다. 연료집합체와 제어봉집합체, 노심지지에 필요한 구조물을 내장하며 중성자와 감마선을 견디고 높은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원전을 가동할 때 원자로 압력용기는 내부 핵분열에 의해 중성자에 노출되고 점차 깨지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기존 원자로 압력용기용 소재(왼쪽)와 3D프린팅으로 새롭게 개발한 소재(오른쪽)의 미세 조직 비교. 오른쪽에서 더 작은 결정립과 충격 특성이 우수한 미세 조직 분포를 관찰할 수 있다.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기존 원자로 압력용기용 소재(왼쪽)와 3D프린팅으로 새롭게 개발한 소재(오른쪽)의 미세 조직 비교. 오른쪽에서 더 작은 결정립과 충격 특성이 우수한 미세 조직 분포를 관찰할 수 있다.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구원은 중성자 노출과 극저온에 견딜 수 있는 압력용기를 만들기 위해 3D 프린팅에 주목했다. 3D 프린팅은 원자로처럼 복잡한 구조의 정밀한 부품을 이음새 없이 제조할 수 있어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주조와 가공 처리가 필요 없어 재료 손실이 없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3D 프린팅을 원전 분야에서 구현하려면 단단한 압력용기를 만들 새로운 '금속 분말'이 필요한 실정이다. 기존 압력용기 소재는 높은 탄소 함량을 지녀 3D 프린터로 미세 분말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제조 과정에서 쉽게 산화되는 등 각종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원자력연구원은 가스분무공정 개선을 통해 수십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3D 프린팅용 미세 분말'을 만들었다. 가스분무공정은 열로 녹인 금속에 불순물 유입과 산화 등을 차단하기 위해 불활성 가스를 분사해 분말을 만드는 공정이다.

미세 분말이라는 '총알'이 생긴 만큼, 3D 프린팅 공정이라는 '총'도 최적화했다. 연구진은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미세 분말 소재를 평가했다. 그 결과 기존 압력용기용 소재는 -75℃에서 쪼개졌지만,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금속 분말 소재는 -145℃ 부근에서야 쪼개졌다. 금속이 깨지기 쉬운 극저온 환경에서도 충격을 잘 흡수한 것이다.

연구진은 "원자로 압력용기는 중성자 노출과 극저온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소재가 필요하다"며 "이번 금속 분말 소재는 70℃가량 극저온을 더 견딜 수 있는 만큼, 80년 이상 중성자 조사를 버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금속 분말 소재 전문기업인 하나에이엠티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기술을 표준화하고 규제기관 인허가를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원자로 압력용기용 소재와 3D 프린팅으로 새롭게 개발한 소재의 충격 특성 비교.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기존 원자로 압력용기용 소재와 3D 프린팅으로 새롭게 개발한 소재의 충격 특성 비교. /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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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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