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중국에 질렸다"…최신형 아이패드 생산기지도 옮기려는 애플

송지유 기자 기사 입력 2022.12.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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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 이탈 위기에…
프리미엄 제품 생산기지 다각화 속도낼 듯…
인도서 최신형 아이폰 이어 아이패드 생산도 검토…
중국·인도 외에 베트남·말레이·미국 등 제조도 거론

애플이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로 제조 라인을 다각화하는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의 한 애플 매장에 중국 국기가 게양된 모습. /ⓒ AFP=뉴스1
애플이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로 제조 라인을 다각화하는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의 한 애플 매장에 중국 국기가 게양된 모습. /ⓒ AFP=뉴스1
애플이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도 중국에서 인도로 생산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내내 잇단 도시 봉쇄에 최근 노동자들의 시위까지 겹치면서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지자 '탈(脫) 중국'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인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 중인 아이패드 제품 중 일부 물량을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인도 공장에서 구형 아이폰만을 생산하던 애플은 최근 핵심 모델인 아이폰14을 중국과 인도에서 동시에 생산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아이폰14에 이어 아이패드까지 인도 공장으로 이전해 만들 경우 중국에 집중돼 있던 프리미엄 제품 라인의 생산 전략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협력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중국 외 공급망 확대와 생산량 증대 방안에 대해 적극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전경/ⓒAFP=뉴스1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전경/ⓒAFP=뉴스1
애플의 생산 전략 변화 배경에는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의 시위가 있다. 지난 3년간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로 도시 봉쇄 리스크에 시달리면서 생산 기지 다각화 필요성이 논의됐지만, 도화선이 된 것은 정저우 공장 문제였다.

애플의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의 근로자는 약 30만명으로, 이곳에선 아이폰·아이패드 등 프리미엄 제품 물량의 최대 85%를 담당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과도한 코로나19 격리 통제와 임금 수준 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대규모 폭력 시위를 벌인 뒤 단체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생산 목표 미달이라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우려했다. 당초 300만대 정도 생산 차질이 예상됐지만 노동자 이탈 등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손실 규모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스위스 금융기업인 UBS는 올 하반기 아이폰 생산량이 1600만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 애플이 생산·공급망 변화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 폭스콘의 프리미엄 라인 생산 비중이 종전 85%에서 올해 말 70~75%로, 내년에는 65~70%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인도 뭄바이를 찾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AFP=뉴스1
인도 뭄바이를 찾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AFP=뉴스1
중국 생산 물량을 분산할 후보지로는 인도 외에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술투자사 루프벤처스의 진 먼스터 분석가는 "앞으로 5년 내에 애플 주요 제품의 35%가 인도에서 생산될 것으로 본다"며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중국과 인도 외에 다른 생산기지를 마련하는 작업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이 베트남과 대만, 체코 등에 시설 투자를 늘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다만 최신형 아이폰·아이패드 등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려면 숙련된 인재 확보, 수백만개 부품 조달 등 복잡한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만큼 애플의 생산기지 다각화 전략 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전 애플 운영관리자였던 케이트 화이트헤드는 "인도에는 아직 충분한 역량을 가진 기술자들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애플의 모든 부품을 중국이 아닌 제3국 생산시설로 단기간 조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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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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