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엔 치킨이지" 주문 폭주 대박…'새벽 4시' 16강엔 어떨까

최우영 기자 기사 입력 2022.12.05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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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2022]새벽 4시 열리는 경기 시간이 악재…조별예선보다 적은 판매 예상
8강 진출시 자정 경기, 또 한번의 특수 기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앞둔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통닭거리의 한 매장에서 상인들이 치킨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앞둔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통닭거리의 한 매장에서 상인들이 치킨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의 승자는 극장골에 힘입어 16강 무대에 오른 대한민국 대표팀과 이를 응원한 국민들이지만, 숨은 승자가 더 있다. 국민들의 응원 열기에 힘을 실어준 배달앱과 치킨집, 이를 실어나른 라이더들이다. 이들은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반짝 매출 급증을 기록했다. 다만 16강부터는 대부분 새벽 시간대에 경기가 열리면서 조별예선에서와 같은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평일 경기에도 주말보다 22% 늘어난 '배달족'


도로를 달리는 배달 라이더들. /사진=뉴스1
도로를 달리는 배달 라이더들. /사진=뉴스1
지난 조별 예선 3경기가 열린 날 밤마다 배달앱에 불이 붙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달 24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의 DAU(일간활성이용자)는 859만명으로 통상 배달 수요가 몰리는 토요일(703만명)에 비해 22% 늘었다. 집이나 야외 응원장에서 월드컵을 시청하며 배달음식을 즐긴 이들 덕분이다.

단시간에 주문이 폭주하면서 서버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달 24일 30~40분씩 서비스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들도 월드컵 덕을 톡톡히 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과 같은달 28일, 이달 2일 라이더들은 하루에 50건 가량의 배달을 수행할 수 있었다. 건당 5000~1만5000원이 책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50만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라이더들도 적지 않았다. 하루 80건 이상의 배달을 달성한 라이더도 기록됐다.


배달음식 대세는 '치킨' 다른 업종은 '한숨'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앞둔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통닭거리의 한 매장에서 상인들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뉴스1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앞둔 28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통닭거리의 한 매장에서 상인들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뉴스1
다만 모든 배달음식이 다 월드컵 특수를 누린 것은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매출은 급증한 데 반해 다른 업체들은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기도 했다. 교촌치킨의 지난달 24일(우루과이전) 매출은 1주일 전보다 110%, 28일(가나전) 매출은 1주일 전에 비해 150% 늘었다. BHC치킨의 지난달 28일 매출은 전월 대비 297% 급증했다.

이는 '축구는 치킨과 함께'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볍게 맥주와 곁들이기 좋고, 수많은 프랜차이즈 덕분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치킨이다. 다만 월드컵 경기 시간마다 치킨에 배달음식 수요가 몰리면서 다른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월드컵 때문에 매출 반토막 나고 12월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 월드컵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거나 "치킨집 아닌 밥집은 16강 진출에 기쁘면서도 (매출 급감에) 또 운다"는 등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새벽 4시 열리는 16강전…특수 사라지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이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앞두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이 2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앞두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치킨·배달'로 대표되는 월드컵 특수는 16강전부터 수그러들 가능성이 높다. 경기 시간대 때문이다. 오후 9시~12시에 한국 경기가 열렸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은 대부분의 치킨집 매출 상승을 견인했지만, 오전 4시~7시에 열렸던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치킨집들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오후 8시30분에 열린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 오후 10시에 열렸던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치킨업계 매출이 평상시 대비 50~90%씩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오전 3시30분 열렸던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매출 증가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시간대에 열리는 16강전에서는 조별예선과 같은 배달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브라질을 꺾고 8강에 올라간다면 일본-크로아티아전 승자와 밤 12시에 경기를 치르게 된다"며 "8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또 한번의 '월드컵 특수'가 배달앱과 라이더, 치킨업체들에게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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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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